실제 서문은 동문보다 규모는 작지만, 훨씬 견고하고 아름답게 지어졌다.
서문의 초루와 ㄷ자 꼴로 돌출한 성곽의 모습은 사뭇 예술적이다. 또한 서문 바로 옆으로 흘러내리는 대천(일명 화명천)에는 세 개의 아치를 이룬 수문(水門)을 크고 묵직한 돌을 쌓아 만들어 두었다.
이 수문은 금정산성에서 유일한 것으로 그 위로 성곽이 통과하게끔 해 놓았다. 좌우편에 험준한 지형의 산이 솟아있어 천연요새인 협곡에 서문과 수문을 만들었던 선현들의 지혜를 이곳에서 생생하게 지켜볼 수 있다.
서문이 위치한 곳은 금정산성 성곽 1만7,337m 가운데 해발고도가 가장 낮은 지점이다. 그러나 이 서문 좌측은 지형이 험준하여 등산로도 없는 석문(石門) 능선이며, 바른편은 역시 사람들의 발길이 거의 미치지 않는 파류봉과 연결되는 능선이다.
서문은 그 해발고도가 낮지만, 계곡을 끼고 적을 방어하기 아주 용이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이곳은 산성마을 죽전 부락 맨 끝에서 다시 서쪽으로 500m 가량 떨어진 거리이다. 화명동의 낙동강 쪽에서 보면 금정산성마을의 관문이기도 하다.
금정산성 전체의 방위 개념으로 보면 이곳의 중요성이 크게 강조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낙동강 하구로 침입한 왜적들은 화명동에서 대천을 따라 이곳으로 공격로를 열 가능성이 가장 높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왜적들은 바다에서 바로 상륙하기도 하였지만, 다대포에서 낙동강을 거슬러 올라 구포에서 만덕동으로 몰려오거나, 화명동에서 대천의 계곡을 따라 오르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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